국정원 “우크라, 北포로 송환 비공개 선제 요청”

국가정보원이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 송환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측이 협의 초기부터 비공개를 먼저 요청했다고 밝혔다. 포로교환 협상과 제3국 포로 교환에 미칠 영향을 우려한 요청이었다는 설명이다.
국정원은 30일 비공개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보고했다고 정보위 여야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윤건영·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이 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북한군 포로 2명이 2025년 1월 9일 생포된 이후 우리 정부는 우크라이나 측과 송환 문제를 협의했다. 국정원은 외교부와 협력해 송환 절차를 진행했으며, 협의 초기부터 양국 당국 사이에 관련 내용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정원은 양국 정상 간 별도의 비공개 합의나 협의가 있었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대신 외교당국자와 대사관 등이 여러 채널을 통해 소통하는 과정에서 비공개로 진행하기로 한 협의가 있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측이 비공개를 요청한 이유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포로교환 협상에 미칠 영향이 제시됐다. 다른 제3국 포로 교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우리 측에 먼저 보안을 요청했다는 것이 국정원의 설명이다.
우리 정부도 우크라이나 측 입장을 존중하면서 포로 당사자와 북한에 있는 가족들의 신변 안전 등을 고려해 비공개 원칙을 유지했다고 국정원은 밝혔다.
그러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행 사실을 공개하면서 양국 간 입장 차이가 불거졌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후 비공개 합의가 없었다는 취지로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우리 정부는 지난 27일 우크라이나 측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공식적인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국정원은 이날까지 우크라이나 정부로부터 공식 또는 비공식적인 유감 표명이나 사과가 없었다고 보고했다. 외교부 역시 전날 우크라이나 측으로부터 공식 설명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종석 국정원장은 포로 송환 과정에서 우크라이나가 우리 정부에 별도의 조건을 제시하지 않았으며, 우리 정부 역시 우크라이나에 무기 등 지원을 약속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포로 송환 사실을 일방적으로 공개한 배경에 대해 한국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등 지원 여론이 형성되기를 기대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정보위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국정원의 분석으로, 젤렌스키 대통령이 공개 이유를 직접 밝힌 것은 아니다.

한편 국정원은 러시아 측에서 북한군 포로 송환과 관련해 특별한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보고했다.
한국으로 송환된 북한군 포로 2명의 건강 상태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정원은 이들이 한국으로 들어오기 전 여러 차례 자유의사를 확인했으며, 실제 입국 시점은 9월 중순이라고 밝혔다.
이번 정보위 보고를 통해 북한군 포로의 한국 송환이 당국 간 비공개 협의 속에서 진행됐다는 정부 측 설명이 구체적으로 공개되면서, 우크라이나의 공개 경위를 둘러싼 양국 간 입장 차이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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